티스토리 툴바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요즘 아이돌들의 노래가 가사들은 한번쯤 곱씹어보게 하는 것보다는
멜로디와 퍼포먼스에 취하게 말게하고 마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 오늘 비온뒤 퇴근길, 무심코 귀에 들어온 어느 노래
장기하와 얼굴들의 "그 때 그 노래"

이번 장기하와 얼굴들의 앨범을 쭉 들으면서 꼭 그런것도 아닐텐데
왠지 이별한 뒤의 공허함을 노래한다는 생각도, 현대인의 허무를 이야기하는 것만 같은 그런 기분
왜냐하면 그들의 노래 중 어떤 가사들은 나의 마음속 어딘가를 울리는 그런 재주가 있었거든




지난 1집에서는 "정말 없었는지"라는 이름의 노래가 날 울렸는데
이번에는 이 노래의 가사가 날 울렸다

그 때 그 노래
                                                                     장기하와 얼굴들

너무 빨리 잊어버렸다 했더니
그럼 그렇지 이상하다 했더니
벌써 몇 달째 구석자리만을 지키고 있던 음반을
괜히 한 번 들어보고 싶더라니

아무리 그래도 이건 너무 심했지
이게 그 때 그 노래라도 그렇지
달랑 한 곡 들었을 뿐인데도 그 많고 많았던 밤들이
한꺼번에 생각나다니

예쁜 물감으로 서너 번 덧칠했을 뿐인데
어느새 다 덮여버렸구나 하며 웃었는데
알고 보니 나는 오래된 예배당 천장을
죄다 메꿔야 하는 페인트장이였구나
그렇다고 내가 눈물 한 방울 글썽이는 것도 아니지마는

아무리 그래도 이건 너무 심했지
이게 그 때 그 노래라도 그렇지
달랑 한 곡 들었을 뿐인데도 그 많고 많았던 밤들이
한꺼번에 생각나다니


너무 담백한 독백이라 와닿는다
나도 달랑 한 곡만 들었을 뿐인데 그 추억 때문에 눈물이 날것같아
그 노래를 꺼버린 기억이 떠올라 왠지 위로 받는 느낌이었다
나만 그런 것은 아니었구나 라는 안도감

죄다 메꿔야 하는 페인트장이였구나 라는 가사는
새삼스럽게 나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에
계속해서 읊조리게 된다
저작자 표시 변경 금지
1 2 3 4 5 ...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