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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즈의 초등학교 시절은 “즐거웠다”라는 네 글자로 정리할 수 있다.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도 없었고 저녁 9시가 넘도록 자전거타고 놀러 다녔으며 아이들과 추운겨울에 땀을 뻘뻘 흘리며 눈싸움을 했던 일, 그리고 학급 대회로 아이들과 장기자랑이나 연극을 준비했던 일 등과 같이 추억으로 가득 차 있다. 이것뿐만이 아니다. 복도에서 별명을 부르며 놀리는 친구를 잡겠다고 뛰어다니는 것은 너무나 당연했고 그 때문에 선생님께 꾸중을 들어도 괜찮았다. 점심시간은 운동장에서 소리 지르며 신나게 뛰어다니는 시간이었으며 전교생이 나와 놀기 때문에 그네 쟁탈전 혹은 축구 골대 쟁탈전이 심심치 않게 일어났고 방과 후엔 운동장에 남아 축구나 땅따먹기 하는 것이 일상이었다.


다빈


다빈 by Steven Ha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누구나 초등학생 때에는 수업도 제대로 안듣고 놀았던 기억이 한번씩은 있지 않을까?

뜬금없이 왠 초등시절에 대한 회상이냐 물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번 한 주 교생 실습을 하며 하즈는 지금의 20대들의 초등시절에 대한 회상을 떨칠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하즈의 어린 시절과는 너무나 다른 모습으로 현재의 초등학생들이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방과 후 귀가 시에도 팔짝팔짝 뛰어나가면 선생님의 고함소리가 들리며 식당에서 떠들면 지킴이 어린이들이 주의를 주고 이름을 적는다. 수업은 3시 전에 끝나지만 현실적으로 4시전에 집에 가서 노는 학생들은 그리 많지 않다. 교과서가 아닌 사설 문제집의 숙제를 담임선생님께 검사받고 그날의 영어 대화문을 외운다. 쉬는 시간에도 화장실에 가는 일이 아니면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앉아 공부를 하거나 다음 수업을 준비한다. 이런 모습은 그동안 통상적으로 생각하고 있던 초등학교의 이미지와는 정반대였다.


교육 현장에서 전인교육 혹은 인성교육의 개념은 사라진지 오래이다. 하지만 필자가 다니던 시대에는 교장 선생님 혹은 교감 선생님의 교육철학은 기본적으로 인성교육에 뿌리를 두고 있었으며 형식적으로라도 전인교육을 이야기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교육을 서비스(service)로 바라보면서 이제는 공급자가 아닌 수요자 중심의 교육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 이유는 성적 증진이라는 거창한 이유도 있지만 학부모의 컴플레인(complain)과 교사 평가제라는 잔인하고도 초라한 이유가 숨어있다.


지금은 옛날과 달라서인지 지금의 학부모들은 선생님이라고 해도 교육자가 아니라 교육공무원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리고 거기에 공무원은 민중의 머슴 이라는 논리를 댄다. 이러한 논리는 학부모들이 교사의 교육철학이나 방안에 대해 이의도 제기하고 불만을 이야기하는 근거, 그리고 학교 운영에 간섭하는 근거가 된다. 그래서 교사들의 능력을 확인하는 교사평가제도 실시되고 학부모회도 필수로 생각한다. 그런데 사실 하즈 역시 교원 능력평가나 학부모회를 구성하는 것에 대해서는 이의도 없고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분명 이러한 것들은 교사들이 성가신 일이라 생각할 수 있으나 학생들에게는 학생들의 인권과 학습의 기회를 공정하게 보장받기 위해서라도 필요하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취지를 달성하는 것은 좋으나 학부모들이 중요한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앞만 보는 것이 아니라 옆에도, 뒤에도 볼 줄 알아야 한다. 그러면서 사람의 인성이 형성되고 인격이 완성되어 가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교육과정 시스템은 이러한 보이지 않는 진리를 무시하고 있는 듯하다. 단순히 경쟁, 남보다 앞서야 한다 라는 인식만 학생들에게 주입시키며 인격적인 무언가보다 물질적이고 세속적인 것에만 집착하게 만들고 있다. 학생들에게 마음의 여유를 주지 않는다. 이는 성적 비관 자살과 거리가 멀지 않다. 동시에 현실적인 것만 바라보게 되니 실제 자신의 이상 혹은 꿈, 그리고 적성과는 무관한 의대, 교대를 지원하고 맞지 않는 적성 때문에 괴로워하는 세태가 반복된다.


실습을 갔던 학교의 도서실에는 안도현의 [증기기관차 미카]라는 책이 있다. 이 책은 사실 [모모]와 같이 어른들을 위한 동화이다. 앞만 보며 사는 삶보단 주변을 돌아보며 살아갈 수 있는 삶, 부질없는 것에 집착하지 않는 삶을 이야기한다. 이 책이 도서실 책장에 꽂혀있는 것을 보고 생각했다. 이 책을 읽는 이 학교의 삶이 너무 바쁘고 힘든 어린이들은 과연 어떤 생각을 할까 라고. 아니, 이 책을 읽고 이해는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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