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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섹시아이콘의 대명사로 수없이 많은 여가수들이 도전하는 성인식. 그 성인식의 주인공 박지윤이 돌아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런 섹시한 모습이 아니라 훨씬 더 차분하고 뮤지션으로서의 면모가 보이는 앨범 [꽃 다시 첫번째]로 돌아왔다.

 

이번 앨범 타이틀곡 '바래진 기억에'

 

 

사실 타이틀곡 먼저 접했는데 타이틀곡을 접했을 때에는 드디어 인간 박지윤의 이야기를 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전 곡들 역시 좋았지만 노래의 가사나 퍼포먼스 자체가 너무 강렬하거나 파격적이어서 인간 박지윤은 묻힌 경향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앨범의 경우 일단 본인이 본인의 이야기를 노래로 하는 것 같아 반갑다.

 

그리고 이번 앨범에서는 박지윤 특유의 목소리가 어쿠스틱한 사운드와 잘 어우러져 그 전에는 잘 느끼지 못했던 박지윤의 안개같은(항상 박지윤의 목소리를 들을 때에는 안개속에 있는 느낌이 들어 참 몽환적이라고 생각했다) 목소리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라면 장점이다. 그리고 가사나 사운드도 요즘 나오는 가요들처럼 부담스럽거나 굳이 무리해서 만들어 냈다는 느낌이 안들고 담백한 맛이 있어 듣기에 부담도 덜하고 편안하게 자장가처럼 들을 수 있어 좋다. 그렇다고 해서 사운드가 너무 단조롭다거나 그런건 아니다. 오히려 소박한 맛이 느껴진다고 할 수 있겠다.

 

사실 앨범을 들으면서 조금 놀란 것이 있다. 특히 '봄 여름 그사이'는 작곡경험이 거의 전무하다 싶은 그녀가 스스로 작사,작곡 했다고 했을때 우와! 정말 이정도로 잘하는 거였어? 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참 좋았다. 그리고 가사도 시와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잘썼다. '봄 여름 그사이' 이외에도 이번 앨범에 실린 곳들은 사운드나 멜로디도 좋지만 가사가 빠지면 서운할 정도로 가사들이 참 서정적이다.(참고로 하즈란 인간은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면서 음악을 음미하는 것을 좋아하기에 아무래도 사운드나 멜로디를 많이 듣게 되지 가사는 잘 안보는 인간임을 염두하길 바란다)

 

그러나 조금 아쉬운 것이 있다면 전체적으로 너무 단조롭다는 것이다. 9개의 트랙중 '봄 여름 그사이'나 '돌아오면 돼'를 제외하고서는 모두 비슷한 느낌이여서 9개의 트랙을 모두 듣는 것이 마치 하나의 트랙을 듣는 기분이 든다. 아무래도 아직은 그녀의 역량이 다향한 장르나 스타일에 도전하기에는 부족한 듯하다. 그래도 그녀가 뮤지션으로서 첫 앨범을 낸 것이니 그정도는 감안해주려고 한다. 처음부터 잘 만드는 뮤지션은 없지 않은가.

 

이번 앨범을 들으면서 나는 박지윤 이라는 가수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었다. 일단 남이 입혀주던 옷에만 만족하지 않고 그녀가 좋아하는 음악을 찾으려 노력했던 것, 그리고 그녀가 부르고 싶어하는 노래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준비한 흔적이 앨범 곳곳에서 묻어 나왔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이번 앨범을 들으면서 '아 박지윤이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이구나'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아직은 작곡능력이 다른 싱어송라이터들에 비해서는 뒤떨어질지 모르지만 계속해서 색다른 시도를 통해 그녀의 음악세계를 넓혀갔으면 하는 바람이 실현 가능할 것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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